01
So call me anything
김경미, 겹





저녁 무렵 때론

전생의 사랑이 묽게 떠오르고

지금의 내게 수련꽃 주소를 옮겨놓은 

누군가가 자꾸 울먹이고

내가 들어갈 때 나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보이고

여름 내내 소식 없던 당신, 

창 없는 내 방에서 

날마다 기다렸다 하고


2

위 페이지만 오려내려 했는데 

아래 페이지까지 함께 베이고

나뭇잎과 뱀그물, 뱀그물과 거미줄, 

거미줄과 눈동자, 혹은 구름과

모래들, 서로 무늬를 빚거나 기대듯

지독한 배신 밖에는

사랑 지킬 방법이 없고


3

그러므로 당신을 버린 나와

나를 버린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청순하고 가련하고

늘 죽어 있는 세상을 흔드는 

인기척에 놀라 저만치 달아나는

백일홍의 저녁과

아주 많이 다시 태어나도 죽은 척

내게로 와 겹치는

당신의 무릎이 또한 그러하고




겹, 김경미

수신인 없는 편지


어느순간 딱 든 생각인데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런거지 서로가 너무 커서 감당이 안 되는거지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야 서로가 될 수 없다는 의미지



적당히를 사랑한다고 입버릇 처럼 말했기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도 모를 일이야

나는 아직 지나는 횡단보도 불빛을 사랑하고

너는 그것이 못마땅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닿는 네 모든 것들이 너무 너무 너무 다정해서

끝끝내 파국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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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대한 답


잠을 너무 많이 잔다. 절대적으로 회피성 수면이다. 졸리지도 않는데 눈을 감고 현실을 외면하니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회의감에 온몸이 눅눅해졌다. 나 또한 내가 나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하지만 나는 말하는 것부터 무서운 사람이기에 그냥 입을 다물고 등신처럼........ 으악...... 왜 긍정적이지 못할까. 왜 위로하지 못할까. 왜 이렇게 모든 행동들이 어색하지. 왜. 왜. 왜~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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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




 걔는 애정결핍이야. 타인의 입을 타고 타고 온 말의 의미가 이제는 뭐 중요하나 싶다. 좀. 베개를 때려줬다. 구역질 나는 인간관계에 이제는 뭐하나 쉽게 정의를 내리지 못하겠어서 싫은 기분도 그냥, 그냥, 하고 넘기는 버릇이 최근들어 매번 거슬린다. 음. 아. 글쎄. 친구에게 품은 감정이 연민인지 연민하는 내 자신에 대한 뿌듯함인지 알 길이 없다. 통보하는 관계가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거지. 결국 끝은 내 맘 니 맘인데. 






그리고 개새끼야 너, 아직까지 그러고 다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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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은 마음을 잊었다는 뜻일까 외면한다는 뜻일까.


이현호 시인의 붙박이 장 중,


 


 


4.13


 홍대에 갈지 종로에 갈지 아직 정하지 못 했다. 하루에 몇 번 너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그다지... 비교적 떠올리기 쉬운 과거라던가,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나누거나 하는 부동함에도 생산적인 행위가. 너와 내 사이에 있었다고는 할 수 없어서. 속된 말로 조또 없으니 행동 보다 말이 많아짐을 느꼈다. 설탕 뭉치가 드디어 떨어져 나간 거지. 속이 발라당 드러났으니계속 마주하고 싶겠냐고..... 모르겠다. 너랑 나랑 뭐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난 네 이름만 보면 깜짝깜짝 놀라고 괜히 주위를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언젠간 끝이 날 관계에 신물이 나는지도 모르지. 그래도 계속될 거야, 너랑 나는. 그런 예감이 들어. 으엑...


 


4. 15


 3시부터 시원한 옷을 입고 어딘가를 걸으려고 해. 요즘에는 계획 없는 삶이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그냥 발 닿는 대로 걷는 게 좋더라고.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들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많이 걸어서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딱 스물을 넘기고 나서부터 집에 처박혀 있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네.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고층 빌딩은 싫어, 탁 트인 곳이 좋겠다. 원하면 바로바로 앉아 하늘을 볼 수 있고, 그게 싫증이 나면캔 음료수를 하나 사들고 무작정 걷는 거야. 출구를 찾지 못해도 좋을 거 같아. 입구로 다시 나가지 뭐. 좋아하게 될 노래를 무한 반복해서 듣고, 그 평온함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이건 꼭 지켜야 해. 다른 말은 절대 안 돼.사랑해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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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25] 퇴근하고 나왔는데 찬바람이 훅 불면서

엄청 심각하게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쓸쓸하지 않는데도 과거에 느꼈던 최고의 초조함이나

쓸쓸함 창백한 냄새 등을 느낀 건 내가 이 날씨에, 계절에 남겨둔 감정들 때문인가

어쩐지 곧 울거같은 기분이었다. 울컥 치미는 것들을 삼켜내느라고

걷는 중에 시간가는줄도 몰랐다. 

집에 돌아와서도 어쩐지 따뜻하고 포근해야하는 집이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졌다. 모를 일이다. 요즘들어 옛날의 감정이 그리운 걸 보면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이다. 안주할 수 없고, 머물 수 없고, 끊임없이 나아가야한다. 

손잡이를 돌리면서 어쩌면 나는 쓸쓸함을 사랑하는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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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나는 무척 많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낯선 감정을 표현함에 뒷탈이 두려워 아닌척 꾹꾹 눌러담았었는데, 모든게 다 끝나고 많은 시간이 지나고. 이 글만 읽으면 자꾸 그때의 감정이 와르르 쏟아진다. 쏟아진 감정을 잘 주워담아 다시 뚜껑을 닫는 행위도 한몫하지만 철지난 청승 또한 문제다.. 아무튼간에 난 이글이 참 좋다. 적다보니 문장이라기보단 글이네.




작년인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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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잃을 게 없으니 다시 와 내가 놓고 간 그곳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해, 잘 들어봐. 이게 내 진심이 아니라 네 진심일 수도 있는 건데. 이제 와서 다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은 다정은 내 천성인 듯 너와 내 곁에서 떠나질 않는다. 나는 그 다정이 항상 독 같아서 말을 하면서도 내내 도톰한 혀 뒤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숨겨왔는지, 그건 비단 나의 문제만은 아니라서 차마 같이 하자고 말을 못하겠더라고. 알겠어? 이해해? 나는 네가 정말 정말.. 간절하게. 우리를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어. 두 손을 맞붙잡고 하늘에 비는 행위를 내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너는 알고 있잖어.




2017.06.23 16:52




누굴 생각하고 쓴 글인지 조차 기억이 안 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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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일기장을 마주하는 건 참 써서 몇 주 정도 방치를 해두니까, 이제는 저절로 기어들어오게 되는 게 천성이가 싶다. 오늘 좋아하는 책을 읽는데 딱 그 구절이 나오더라, 넌 잊어선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넌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니까.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나는 이 말이 참 묘하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졌다고 대답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는 분명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고 길들여졌다고 이야기하겠지. 이따금 내가 뻔한 사람인 게 너무 참을 수 없이 싫어서 소리를 지른다. 그럼에도 나는 뻔한 인간이다. 뻔하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절차를 밟으며 나는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가. 생각까지 뻔하면 좀 좋냐,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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