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글을 쓰고 싶게끔 만들었던 우리말 어감 사전의 한 단락을 시작으로, 오랜만에 묵직한 감정의 골을 써내리고자 일기장을 찾았다. 그 동안의 근황, 지난 날 길게 고민했던 일이 유의미하게도 재택으로 일자리를 구했고 제법 엉성하고 느슨하게 일하며 어딘가에 소속되어 무던히 삶을 소비하는 중. 이상하게 '그 동안' 이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쓰게 되는데, 이 곳을 찾은지 너무 오래라 스스로가 머슥한 모양이지. 많은 어미를 잃었고, 미사여구를 잊었으며, 문장을 구성하는데 더러 구멍이 뚫린 듯 멍청해진 기분 속에 살아, 그럼에도 무언가를 읽거나 취득하는 일을 게을리하며 자신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공백이었다. 그 사이 제법 진부하게도 지옥이란 단어로 지칭하게 될 1월 1일을 보냈고, 미묘하게 남은 거리감과 휘발된 감정 후에 잔해들이 표정을 공허하게끔 만들어 셀쭉한 입모양을 하고 안쪽으로 무던히 혀를 씹는다.
되돌이킬 수 없는 순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모호한 상실감, 좀먹는 우울.
상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잊었던 것들을 다시 깨우치면 이야기해 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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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대의 언행을 선해할 마음이다.
절실히 닿는 문장을 놓아두고, 내 긴 삶 동안 사랑을 정의할 수 없음에 좀처럼 모호한 태도를 취했던 일들이 문장 하나에 전부 고꾸라짐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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