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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all me anything
오랜만에 기어나와서 주절

얼마 전, 일을 시작하고 주말이 되자마자 미뤄뒀던 답을 돌리고 여유가 생긴 것 같다는 식으로 지인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다정히 돌아 답을 해주는 마음에 애틋함이 조금. 거기에 더해서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을 혹은 지나면 부질없어지는 시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됐는데, 이를테면. 나를 필요로하는 시간에 부재하고, 그러고나서 한참 뒤에 돌아와 상주함을 알리는 일 같은 거. 인생의 역치가 높아짐에 더이상 섞일 수 없어 서로 이해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그렇기때문에 포기하는 것들도 늘어난다는 지극히 이타적인 사실이 더이상 슬픔이나 괴로움으로 닿지 않는 것을 느끼니 이렇게 무뎌져 점차 밍숭맹숭한 사람이 되는걸까 하는 물음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예민하고 모든게 불편한 사람이지만, 이전처럼 모든 것에 연연해 슬퍼하지 않고, 뜻없는 것에 뜻을 만들어 이름 짓지도 않는다. 해서, 일전에는 명명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이름 지을 수 있는 것들을 외면했다면, 현재는 조금 더 손쉽게 단어에 낙인을 찍고 원래 그랬던 것으로 치부해 넘길 수 있는 지경에 이르러, 나쁘게 말하자면 재미없는 사람이 되었고, 좋게 말하자면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올해들어 일기장을 찾지 않아 돌아보니 7개월 남짓한 시간에 글이 하나 뿐인 것이, 이전처럼 그냥 행복하고 그 행복에 안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놓여 주절거리고 싶은 것이 덜해진 것인지, 아니면 많이 달라졌기에 또 다른 양상처럼 그저 시간을 셈하는 것인지. 한참 뒤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모쪼록 내내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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