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So call m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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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 인들은 화가 나면 무작정 걷는다고 한다.
아무 말 없이 화가 풀릴 때까지 얼음 평원을 걷고 또 걷는다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또 걸어 화가 다 풀리면 그때
비로소 멈춰 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걸어 되돌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은 뉘우침과 이해와 용서의 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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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위험한 날

 

 

이따금 감정을 돌려놓는 계절이 온전함을 돌고 돌아 기어이 다가왔을 때. 그 순간을 인식하는 시간이 돌연 길게 늘어져 생각을 잔뜩 흐트려놓는다. 이런 날은 뭘 해도 생각에 생각이, 그 다음의 생각이 이어지기때문에 생각하기를 포기하거나 (가능한 일인진 모르겠네) 그런 생각 속에서 살거나. 오늘은 조금 위험한 날. 마주한 것들에 숨통이 턱턱 막힌다. 나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고, 항상 잘 모르겠지만 이런 날은 더더욱 모르겠고. 글은 이모양으로 써지고. 귀여운 것들은 잔뜩 널어두고 그 품에서 꿈없이 잠들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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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에 관한 고찰

 

항상 진중하고 정돈된 글을 쓰고 싶었다는 삶의 이정표를 오늘에서야 다시 상기했다. 만년필이라는 취미를 들이고 싶어 하루를 내 들여 찾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고 다정한 영역이 아닐 수 없어, 한참을 가지고 싶은 만년필들을 나열하다가 흐름을 끊었다. 나이를 먹고 나니 가지고 싶은 것들을 구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들이 조금 달라져 생각이 많아진다. 오롯이 집중할 수 없는 시간이 아쉬운 것도 한몫하고. 그럼에도 빈 시간 내내 아른거려 불투명한 잉크들을 찾아볼 때쯤 가입 신청을 넣어두었던 카페에 승인을 받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음에도 정돈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이유가 관리자들 때문인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묻는 가입 질문들에 마음이 동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렇게 답지 않게 진중하게 가입인사를 써내리고 나니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나도 참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것이 아닌지. 넉넉하진 않지만 돈을 조금 써볼까 한다. 좋아하는 구절들을 적어 오롯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내가 염원하던 것들 중 하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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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아주 오랜만에 특별한 형태로 나타났네. 다시 잊히는게 싫어서 몇 번을 눈 감았는지. 내 말이라면 다 해줄 것처럼 굴며 툴툴거리던 상황이 마음에 남아 내뱉지 못하게 한다. 써버리면 남지 않을까봐 삼키고 삼키다 기억하고 싶어서 적어. 하루종일 축축하고 먹먹해. 너는 실체가 있을까? 살면서 만나볼 수 있을까? 너는 나의 바람의 부산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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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공 다이어리 속지....

 

매번 취향이 산으로 가는 탓에 안 해도 되는 고생을 한다. a5 6공 다이어리를 쓰면 되는 걸 링 크기가 큰 게 마음에 안 들어서 20공을 고집하다보니 속지가 다양하지 않다. 일을 키워볼까하여 제작도 알아보았으나 생각보다 장당 가격이 훅훅 뛰는 탓에 골이 난 참.... 일관적인 것을 사랑한다면 그냥 적당히 골라 쓰면 되는 것을.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각 잡고 계정을 만들어 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시작부터 난감하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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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일기장을 본다면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내 일기장을 본다면 나인 것을 알 수 있을까? 개인이 적는 글에는 개인이 진하게 녹아있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가도 속내를 훌훌 털어내는 법이 없는 탓에 잠시 고민했다. 조금 울고싶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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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못한 날들이 선명해 아쉬운 날의 기록

자정이 지나 애인이 없는 집에서 세수를 하고 있으니 폼클렌징을 샀던 어느 날의 여행이 생각났다. 그 날은 나를 위해 처음으로 장기 운전을 해줬던 날인데,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종국에는 참 사랑스러운 하루가 아닐 수 없어 잠깐 봤던 그 아름다웠던 바다가 생각 나기도 하고. 밤 늦게 호텔로 들어와 아쉽다며 한참을 곱씹던 대화가 생각 나기도 하고. 그 날 찍어준 사진은 내 프로필 사진이다. 멀건 바다와 소나무가 조금 보이는 사진. 어쩐지 뭉클해서 추억을 남기고 간다.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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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으로 보냈던

 

 

전날엔 기분이 좋지 않았다. 타의에 의해 감정이 바닥을 쳤는데, 다시 오르는 건 순전히 나의 몫이지만 스스로에게도 실망을 한 탓에 쉽게 괜찮아지질 못하고 목구멍 언저리에 얹힌 축축한 울음만 꿀떡 삼켜댔다. 평소라면 지나치지 않았을 꽃몽오리나 안개에 흐려진 달 따위가 감흥 없이 닿아 바스러졌다. 살아가는 건 이런 일들이 무수히 많이 스치는 것이겠지. 크게 닿는 통증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은 욕망은 커다랗지만 할 수 있는 건 그저 버티는 것뿐이니 스스로를 덜 자랐다고 표현하며.
가라앉은 나를 위해 만들어준 요리는 축축한 나를 그나마 웃게 만들기 충분했고, 사진을 찍으며 따뜻한 마음에 몰래 눈물 반 보답하고 싶단 사랑 반.

 

/

 

언제부턴가 날씨 감각이 무뎌지고 오늘이 이월이던가 삼월이던가, 그렇게 무던히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의문이 들었다. 작년 삼월에도 이렇게 추웠으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 나 또한 망각하고서 다시 의문스러운 추위를 느끼고 있는 것인지. 
나라는 사람은 꼭꼭 숨겨두고서 아주 조금의 틈만 허락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공간이 침범 당했다고 한 번 생각을 하게 되면 집요한 대신 그냥 그 공간을 허물어트리는 걸 택하니 내 것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

 

잘게 내리는 눈송이를 보고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이번에도 이렇게 지나가나보다.

 

/

 

강박적으로 무언가를 기록하려는 성미도 이런 날이면 한풀 꺾인다. 조금만 다시 생각하더라도 구역질이 나서 뭍은 것들. 어려선 지나간 날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들을 핥으며 자위했는데 이젠 돌아보는 것에 대한 회의로 인해 과거를 추억하는 것을 이따금의 유희로 남겨놨다. 정말 가끔인 것이다.

 

/

 

말 그대로 전쟁 같은 일주일이 지났다. 생각하기를 포기한 겨울 시기를 깨우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조금 버거웠던 지난 며칠, 함께 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더욱 힘들었을 것을 알아서 더 애틋한 감정을 담아 애인의 생일을 보냈다. 스토크라는 이름을 가진 꽃의 꽃말은 사랑의 굴레, 영원히 아름답다. 생긴 것만큼이나 로맨틱한 이 꽃을 선택한 건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는데, 함께 주고 싶어 산 꽃송이 리샨의 꽃말도 영원한 사랑인 것을 보면은 유독 애인과 영원은 밀접한 것 같아. 01. 퍽 귀여운 발음.

 

 

/

 

추위 때문에 잔뜩 웅크려있던 시기가 지나니 삼켜뒀던 것들이 기어 나와 기승을 부린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새로운 단어를 곱씹고, 봄에 닿고, 계절을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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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냄새

 

 

'네 곁에서 향냄새가 나'라는 소리를 들은 적 있다. 섬세하게 부는 바람, 건조하게 내리쬐는 태양의 길, 조금은 어두운 방 안, 그 위로 타고 오르는 기다란 연기. 어떠한 냄새라고 정의할 수 없으나 매 그 순간을 사랑하게 되는 걸 보면 애착이 맞는 것 같다. 그 향이 내 품에서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가슴 떨린 건 당연한 수순인가. 적당히 살아가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아직 봄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뛴다. 나열되는 문장들 사이사이에 좋아하는 것들을 숨겨 놓는다. 글을 적는 나만 알 수 있도록 단단히 잘 숨겨두었다. 우스운 일이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간극은 크면서도 좁아서 어떨 땐 내가 뭘 하고 싶어 했더라 하는 의문이 든다. 변덕이 제법 심한 사람이니 이 또한 금방 흩어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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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계속해서 발굴되는 내 지난 날의 과거가 적힌 글들을 볼 때 마다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스스로에게 향하는 분노와 질책 때문에 안 그래도 안 좋은 정신 상태가 너덜해짐을 느낀다. 타인과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일이 반복됨에 누굴 탓할 수도 없는 녹진한 감정이 조금 버거운 참. 나는 참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사랑해서, 정의하고 싶지 않는 것들을 부둥켜 안고 있는 형상이 역겹기도 처량하기도 하다. 애써 끄트머리를 잡고 멀쩡한 척을 하고 있던 건가. 조금의 풍파와 시련에도 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지니 도무지 어찌 할 수가 없다. 나는 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질문에 답을 하고 싶긴 한건가? 매번 말하기엔 너무 큰 것들이라 들키기를 바라며 숱한 시간을 보내왔던 지난 날, 아주 조금 솔직해졌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들키고 싶은 모양이다. 별 것도 아닌 거라고 정의하지만 울컥 울컥 쏟아지는 눈물은 분명 스스로를 향한 거겠지. 현명하고 굳건한 사람이 되고 싶다.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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