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냄새
'네 곁에서 향냄새가 나'라는 소리를 들은 적 있다. 섬세하게 부는 바람, 건조하게 내리쬐는 태양의 길, 조금은 어두운 방 안, 그 위로 타고 오르는 기다란 연기. 어떠한 냄새라고 정의할 수 없으나 매 그 순간을 사랑하게 되는 걸 보면 애착이 맞는 것 같다. 그 향이 내 품에서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가슴 떨린 건 당연한 수순인가. 적당히 살아가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아직 봄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뛴다. 나열되는 문장들 사이사이에 좋아하는 것들을 숨겨 놓는다. 글을 적는 나만 알 수 있도록 단단히 잘 숨겨두었다. 우스운 일이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간극은 크면서도 좁아서 어떨 땐 내가 뭘 하고 싶어 했더라 하는 의문이 든다. 변덕이 제법 심한 사람이니 이 또한 금방 흩어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