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음
묵음에 대해서 생각한다. 요즘 들어 닿지 않지만 그럼에도 존재하는 것들에 관한 주제가 심심찮게 화두로 오르니 모두가 묵음을 관망하는 것인지. 어설프게 늘어진 두 팔을 엮어 당기며 턱을 괸다. 자조적으로 섞여 나오는 침묵 중에 더러는 뜻을 가지지 못하고 흩어진다. 이런 날이면 누군가와 말을 섞는 것도, 살이 닿는 것도, 향을 맡는 것도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발음이 되지 못하고. 묵음으로. 분류된다. 덧없는 밤이다. 언제나처럼 흐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