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좋아하는 문장.
넌 오독하기 쉬운 문장같아. 그런 나는 널 좀먹고 사는 벌레같은 거고. 해독은 집어치우고, 늘 오해하며 단지 사랑으로 낭만 없는 인생을 망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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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몰에 가까워지는 순간이 있다. 돌연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바라는 날. 어제는 이를 빨갛게 적시며 순간이 멈추기를 바랐으니, 품에 기대오는 당신의 머리카락을 사르륵 넘기고, 나 아니면 아무도 보지 못할 거리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괄호를 닫았다. 우리는 알고 있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사랑의 다른 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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哀, missha
영원하지 못하기에 애틋한 삶. 삶을 삶으로 이어가는 일에 다만 내가 섞이는 일은 다소 적은 즐거움과 불협, 그리고 퀘퀘함으로 남았다. 사람을 쪼개면 그 사이 열망이 자라고, 열망은 나태와 권태, 실증 따위를 거름 삼아 시들었다. 기억하세요. 당신은 결국 질 거야. 이 좆같은 세상에서 나의 부름을 받아 다만 망하고 찢기시겠지요. 안식을 택하지 않는 삶이 가련하다가도, 파멸을 쫓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이 눅눅했다. 당신들의 가장 큰 죄악은 갈망이다. 나는 그 갈망을 이어주는 자. 허기진 삶 속에서 다만 평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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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살고 싶다. 아무렇게나라는 건 아니다. 첫 문장부터 심상찮았던 은희경,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중. 삶을 관통하는 문장에 전율이 일었다. 상실을 곱씹으며 셈하다 결국에는 익사하는 날이, 내게도 있었으니. 정제되고 일렬적인 삶이야말로 유감없는 황홀이기에 그럼에도 매일을 짙은 수렁 속에 살고 있어, 나는. 가벼움을 원함이 맞았다. 되도 않는 유언은 질 낮은 사랑 고백만큼 많이 쓰였기에, 사는 게 다 행복인 양 희망을 쫓는 일은 진작에 개나 준지 오래였기에. 사랑하기 위하여 삶을 다하는 게 아니라, 되는대로 살다 보니 사랑도 닿는. 그런 것을 염원하고자 했다. 그런 무게의 문장임을 정의하고자 한다. 이정표를 찍는 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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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것들을 되돌리는 행위에는 다만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 고루한 미련을 옮겨 매일 더 불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름 붙이지 못하는 흔적들. 언젠가 우리가 서로를 기억한다면 나와 당신들 사이의 초라한 침묵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찮고 건조한 잔여감이 남아 꾸준히 <도처에 도둑들뿐이다.> 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지루하게 평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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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습게도 물음으로 끝나는 것들을 찾지 못하는 행위에 그저 기다림으로 그치면 된다고 대답하던 가련한 존재를 더듬으며. 기다림은 또다른 즐거움으로, 가능성으로, 동력으로 쓰인다고 서술했으니. 진정 기다리는 것이 없었음이 틀림없다. 배곪음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의 얄팍함이다. 맹목이라고는 사치와 버무려 엿과 바꿔 먹은지 오래였음에. 좆같은 걸 사랑하는 버릇을 채 버리지 못하고서 부서지는 여름 냄새에 잠겨 죽어버린 이름들이나 핥았겠지. 절정에서 딱 멈춰버리는 시시한 짓거리나 거듭 반복하며, 끝나면 일어설 수 있는 틈 정도는 만들어두고 사랑했을거다. 그런 걸 잘도 사랑이라고 부르며 뱉는 숨결마다 배어 나오는 고독을 기다림으로, 즐거움으로 소비하며 덜떨어지게 굴었을것이다. 서서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펴지는 애정이란 이름의 고독. 당신의 품 안에서 무참히 꺾여 낙사했으니. 가벼운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깊이를 더하기 위하여. 다시 쓰이는 감정은, 그냥 처음부터 사랑으로 쓰였다. 태어날 때부터 사랑이었으니 기다림은 즐거움으로 소비되지 못하고 다만 깊은 질척임과 파멸로 남았다. 길어지는 시간을 견디지 못할 것 같으면 이름을 수단삼아 애절했다. 이름은 둘만의 언어로 발음되어, 다만 고통을 견디겠다고 발음하는 스스로를 헤집었다. 결핍이 지난 자리마다 남는 지독한 공생과 사랑. 지난 사랑을 죽이고 남은 당신과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은, 서로를 독 삼아 음독하는 것이었으니.
너를 전부 삼키고 죽을 것이다. 끓는 눈으로 으레 그렇듯 다만 열렬하게 고백한다. 가난한 이 빈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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