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때론전생의 사랑이 묽게 떠오르고지금의 내게 수련꽃 주소를 옮겨놓은 누군가가 자꾸 울먹이고내가 들어갈 때 나가는당신의 뒷모습이 보이고여름 내내 소식 없던 당신, 창 없는 내 방에서 날마다 기다렸다 하고 2위 페이지만 오려내려 했는데 아래 페이지까지 함께 베이고나뭇잎과 뱀그물, 뱀그물과 거미줄, 거미줄과 눈동자, 혹은 구름과모래들, 서로 무늬를 빚거나 기대듯지독한 배신 밖에는사랑 지킬 방법이 없고 3그러므로 당신을 버린 나와나를 버린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청순하고 가련하고늘 죽어 있는 세상을 흔드는 인기척에 놀라 저만치 달아나는백일홍의 저녁과아주 많이 다시 태어나도 죽은 척내게로 와 겹치는당신의 무릎이 또한 그러하고 겹, 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