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위로받기를 원할 때, 나는 가끔 내가 하는 행동들이 무언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의 만족에 의해 행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껏 우울해졌을 때 과거의 사람들을 찾는 건 단지 그 때의 내가 그리울 뿐이고,, 막상 그 사람을 내 앞에 데려다놓는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지진 않더라. 알면서도 나는 이 캄캄한 저녁 시간에 왈칵 치미는 일탈욕구를 꾹꾹 눌러 삼킨다. 삼킨다. 언젠가 뱉고 싶어도 도톰한 혀만 딸려나온다는 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꼭 지금이 그런게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감히 누군가에게 이야기하지도 못하고서 찬바람에 따땃해진 볼을 식힌다. 그래도 드는 생각이 어제가 아니라서 다행이네, 나 어제 일어나서는 정말 엉망이었거든. 속은 울렁거리고 머리통은 뎅하고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는데 그 때 일어나서 글을 썼다고 생각을 해봐. 정점을 찍었을지도 모를 일이지.
분명 얼마전까지 나는 내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한해 두해 지나고 나니 확실해졌다. 나는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다. 딱 이맘때가 되면은 철지난 우울이 기승을 부리니 해소되지 않는 감정 때문에 항상 울분을 삼킨다. 유독 작년과 올해는 삼킨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렇게도 삼길게 많았나.
낮에는 해를 찾고 밤에는 달을 찾으니 나는 역시 뻔한 사람이 맞다. 말버릇처럼 얼마전까지, 하자면 나는 정말이지 누군가가 물었을 때 단번에 밤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던 사람인데 요즘엔 그 질문에 머뭇머뭇하다. 언제였더라, 점점 가라앉는 거 같단 표현을 썼던 날. 그 날 이후로 진짜 가라앉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라 양기가 필요한 걸지도............ (웃기지도 않아서 점이 늘어난다...) 아무튼간에 부쩍 해가 보고싶단 생각을 많이 한다. 햇빛 아래서 바짝바짝 수분을 뺏기고 있으면 눅눅했던 몸이 노곤하게 풀어지는 기분이야. 사람은 사람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 뻔한 말에 요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게 비단 내 옆에 있는 사람 때문만은 아닐거라. 그와 동시에 조금 더 나은 삶을, 잘 닦인 길을 걷고 싶은 욕심이 들끓는 이 천연덕스러움이 나는 싫지만은 않은게.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이렇게 우울해하지 않아도 되나(아, 이 습관성 우울..), 삐끗하면 바닥을 치는 내 행복이 이제는 좀 자리를 잡으려나.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결코 선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빵을 씹었다. 다시 또 틀에 나를 가두려는 짓을 반복하려고 한다. 나의 행동은 타인에 의해서 절제되고 재단되어지니 다시금 정말 너야?하고 묻는다면 필수불가결적으로 입을 다물거라. 실없이 웃는 날이 많아졌다. 웃는다, 웃는다고 해서 내가 웃는건가? 좋을 때만 좋고싶지 않다. 처음으로 마음의 우울을 물리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2017-03-15 PM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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