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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all me anything
돌아오는 계절

 가을이면 그 계절에 남겨둔 감정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전에 남겨두고 간 감정들은 때때로 그 크기가 커서 앉아만 있어도 턱턱 숨이 막히는 느낌이라 작년엔 그렇게 많이 걸으며 시간을 보냈던 거 같은데. 필수불가결적으로 가을에 따라붙는 감정이 올해는 덜할 거 같기도 한 게, 쓸쓸한 냄새가 기대되는 거야 언제나 그렇지만 이 계절을 함께 해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는 건 내겐 큰 의미다. 항상 조급하게 쫓기듯 뱉어냈던 말들이 덜해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이 덜하다는 건 아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세계가 만나는 일이라고 하지. 닿는 세계가 무척이나 큰 거 같지만 두려움이 없다. 신기한 일이야. 내 것을 내어주고 당신 것을 받아먹고.. 그러는 행위에 넌더리가 난 상태인데도 나는 그 넌더리 나는 감정들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집중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미래를 향한 말과 생각들이 점차 각별해짐에 기분 좋은 감정 변화가 손끝을 녹녹하게 물들인다. 기분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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