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So call me anything
2016.11.14




버려진 일기장을 마주하는 건 참 써서 몇 주 정도 방치를 해두니까, 이제는 저절로 기어들어오게 되는 게 천성이가 싶다. 오늘 좋아하는 책을 읽는데 딱 그 구절이 나오더라, 넌 잊어선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넌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니까.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나는 이 말이 참 묘하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졌다고 대답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는 분명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고 길들여졌다고 이야기하겠지. 이따금 내가 뻔한 사람인 게 너무 참을 수 없이 싫어서 소리를 지른다. 그럼에도 나는 뻔한 인간이다. 뻔하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절차를 밟으며 나는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가. 생각까지 뻔하면 좀 좋냐,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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