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날이 덥지, 날이 추웠었고 하늘이 높았고 하늘이 낮았고 언제는 좋았다가 언제는 싫었다가 구부러지는 길을 따라 걷는 게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가 표현이 진부하다고 혀를 차기도 하고 보여주다가 보여주지 않았다가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았음에도 숨겨지는 것들을 사랑했다가 사랑하지 않았다가. 영원히 남는 것들은 재미가 없어. 그렇지만 그 재미없는 것들이 나를 이루고 있잖아. 라고 노잼 관종이 말했다. 무릇 존재라 함은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에 눈길이 동하는 법이고 눈길이 동하면 손끝이 닿고 손끝이 닿으면 온몸이 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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