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이지만 별 일 아닌 것
인생의 별일을 기록하기로 했으니 썩 내키지 않지만 메모장을 켠다. 저번주에 이사를 하게 됐다. 별다른 잔여 감정이 없는 걸 봐선 이 이별이 내 지표가 될 것 같진 않다. 그저 어디든 발에 치이는 이별일 뿐이지. 너무 흔하고 너무 아무 것도 아니라서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거야.
타투를 두어개 하고 좋아하는 색으로 가득 찬 집, 타의에 의한 향이 아닌 나만을 위한 냄새. 아침이면 해가 가득 쏟아지고 저녁이면 예쁜 저녁 하늘을 볼 수 있는 창문. 손끝을 가득 물들인 봉숭아. 행복한 나날들이다. 따뜻한 해가 온 몸을 감싸니 새벽이 좋다고 했던 말이 거짓이 되었다. 요즘엔 사진을 찍고싶다는 생각을 곧잘한다. 6D+점사 정도면 좋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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