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스쳐갈 기억이 되어 떠오를 거야
향돌, 사소함 그 바람 같은 무게

 

그것에서 그를 보게 한다
그리움에 있어서 가장 사무치는 것이 사소한 것이다
오후의 느긋한 데이트는 괜찮지만
목이 다 늘어날 만큼 즐겨 입던 티셔츠는
늦저녁 공원은 괜찮지만 맛있게 먹던 빵은
심야의 영화는 괜찮지만 색색 잠든 숨소리는
손톱, 그걸 매만지는 버릇, 퇴근 시간, 그 걸음걸이는
괜찮지 않다
괜찮지 않아
네가 좋아하던 사탕 봉지를 보고선
그 바람 같은 무게에 온몸을 다 얹은 때도 있었다
네 가방을 열면 사탕 냄새가 날 만큼 수북이 쌓이던
그것에서 너를 본 적이 있었다
사탕 봉지가 머리 위로 와르르
알맹이는 온데간데없고 그것들만 사방을 날아댔다
아주 미친 듯이 미친 듯이
사소한 게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사소함이 어디까지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향돌, 사소함 그 바람 같은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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