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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all me anything
흐름에 관한 고찰

 

항상 진중하고 정돈된 글을 쓰고 싶었다는 삶의 이정표를 오늘에서야 다시 상기했다. 만년필이라는 취미를 들이고 싶어 하루를 내 들여 찾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고 다정한 영역이 아닐 수 없어, 한참을 가지고 싶은 만년필들을 나열하다가 흐름을 끊었다. 나이를 먹고 나니 가지고 싶은 것들을 구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들이 조금 달라져 생각이 많아진다. 오롯이 집중할 수 없는 시간이 아쉬운 것도 한몫하고. 그럼에도 빈 시간 내내 아른거려 불투명한 잉크들을 찾아볼 때쯤 가입 신청을 넣어두었던 카페에 승인을 받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음에도 정돈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이유가 관리자들 때문인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묻는 가입 질문들에 마음이 동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렇게 답지 않게 진중하게 가입인사를 써내리고 나니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나도 참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것이 아닌지. 넉넉하진 않지만 돈을 조금 써볼까 한다. 좋아하는 구절들을 적어 오롯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내가 염원하던 것들 중 하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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